“만성골반통 지속되면 부부갈등, 이혼, 자포자기 등 가정파탄까지 이어질 수도...”
 
   
▲ 허주엽 분당차병원 만성골반통 클리닉 교수
분당차여성병원 만성골반통 클리닉 허주엽 교수가 3일 분당차병원 본관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제 2회 만성골반통 건강강좌 및 환우회 모임’을 개최하고 갖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성골반통이란 전 연령대의 여성에서 약 4%가 만성골반통을 가지고 있으며 폐경기 이전의 젊은 여성 즉 18~50세 여성에서는 약 1/5 가량이 1년 이상의 만성 골반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병은 월경과 무관하게 비주기적으로 해부학적 골반, 배꼽 이하의 하복수, 허리 또는 엉덩이 부분, 서혜부, 골반 양측 측면부 등의 통증이 간헐적으로 3~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진통제나 항생제를 이용한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으면서 직장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주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본지와의 만남에서 허주엽 교수는 “만성골반통은 여성에게 주는 고통이 상상을 뛰어넘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진단이나 치료지침이 없어 진통제나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자궁적추술까지 받는 경우가 있지만 별다른 증세의 호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특히 심한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일이 허다하고 부부갈등과 이혼, 자포자기 등 가정파탄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질병의 원인은 아직까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육체적 정신·심리적 문제로 야기된 스트레스(과로나 가족간의 문제, 특히 배우자나 자녀의 사망, 중병이나 또는 자신의 질병이나 가족간의 갈등 및 경제적인 문제 등과 친척이나 친구의 사망 또는 질병 등)로 인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트레스는 배분비계의 이상, 자율신경계 이상, 면역계의 이상을 초래하고, 정신·신체적인 여러 증상(우울, 불안, 분노, 불면 등)과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
 
흔히 골반염이나 요통으로 오인되기도 하는데 신체적으로 기질적인 원인이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으면서 통증이 행동 및 정서적인 변화에 연관돼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신·심리적 요인에 대한 검사를 포함한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이 질병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오랜 시간 참고 견딘 후에야 병원을 찾아 증상을 감지해 진통제나 항생제 치료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여러 병원의 내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신경정신과 등을 전전한다. 그러면서 통증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해 심지어 우울증이나 불안증까지 얻게 되는 악순환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허 교수는 “골반에 통증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될 때, 생리 전후로 통증이 발생할 때, 아랫배 쪽에서 종괴 덩어리가 만져질 때, 골반염, 요통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관절염, 간질성 방광염, 소화장애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해도 별 효과가 없이 3~6개월 이상 경과한 경우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만성골반통의 위험성을 적극 알리려 허 교수는 인터넷 카페에 만성골반통 환우회인 ‘나비회’ 개설하고 환자들과 소통하고 만성골반통을 적극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11년째인 이 인터넷 카페는 허 교수가 시간 날 때마다 환자들이 남긴 사연을 읽고 직접 댓글을 달며 소통하고 있다. 이유는 허 교수에게는 병원을 아직 찾지 않는 더 많은 환자들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질병인 만성골반통은 아직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지 않는 병이고 그만큼 원인도 모르고 고통받고 있는데 여성들에게 고통 없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미약하나마 힘들 보태고자 만들게 됐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만성골반통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과 이 질병인지를 모르고 지나치다 더 큰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제 2회 만성골반통 건강강좌 및 환우회 모임’은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이지훈 전임의가 ‘골반울혈증 중후군 수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조정제 교수가 ‘장 미생물총과 면역요법’,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방민지 교수가 ‘여성 우울증’,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가 ‘만성골반통과 자궁선근종’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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