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로부터 중앙호스피스센터로 지정된 국립암센터가 입원형 호스피스전문기관 평가기준을 마련하면서 사전에 요양병원에만 불리한 기준을 적용, 요양병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평가점수 90점 이상이면 최우수, 75~89점이면 우수, 60~74점이면 보통으로 분류하고 최우수기관은 중앙호스피스센터 홈페이지에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예산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인 가운데 입원형 호스피스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6개 요양병원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구조적으로 최우수기관이 될 수 없도록 평가항목을 만들어 요양병원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요양병원들이 급성기병원 못지않게 입원형 호스피스 사업을 우수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차별정책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립암센터는 입원형 호스피스를 운영하는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시범사업)의 2018년도 추진실적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2019년 3월 공개한다. 평가항목은 △운영실적(45점) △사업실적보고서(15점) △임종의 질(30점) △치료 및 돌봄에 대한 만족도(10점) △특성화 사업(가감 +15/-5점) 등으로 총 배점은 100점이다

평가는 운영실적은 병상가동률, 장기재원율, 필수인력 전담여부 및 확보 수준, 소진관리 프로그램 운영 여부, 사별가족 프로그램 운영 등을, 사업실적보고서는 사업이행 여부, 목표달성률, 예산집행의 적정성 등을, 임종의 질은 사별가족이 평가한 고인의 삶의 질 점수, 치료 및 돌봄에 대한 만족도는 사별가족의 만족도를 평가한다.

특성화사업 평가는 필수인력 법적교육 운영, 전문가 멘토링제 멘토참여,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 등 7개 항목에 대해 1~2점의 가점을 주고 기한 내 사업실적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필수인력 오프라인 교육 이수율이 30% 미만이면 -3~-2점을 감산하는 방식이다. 평가점수 90점 이상이면 최우수, 75~89점이면 우수, 60~74점이면 보통으로 분류한다.

문제는 입원형 호스피스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6개 요양병원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구조적으로 최우수기관이 될 수 없도록 평가항목이 설계됐다는 점이다.

국립암센터는 △임종의 질 △치료 및 돌봄에 대한 만족도 등 2개 항목에 대해서는 시범사업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 16개 요양병원을 ‘신규기관’으로 분류하고 이들이 평가를 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배점(30점, 10점)의 중앙값인 15점, 5점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따라서 요양병원들은 다른 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더라도 80점에 불과해 최우수기관이 될 수 없다. 여기에 100점 외에 최대 12점 가점을 받을 수 있는 특성화사업은 급성기병원만 해당해 요양병원은 점수를 만회할 기회조차 없다.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국립암센터가 내부적으로 입원형 호스피스 기관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평가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고 인센티브까지 부여하는 정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에 불리한 평가항목을 만들고 불공평한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규기관으로 분류된 요양병원 중에는 이미 2016년부터 입원형 호스피스를 하고 있는 11개 의료기관도 포함돼 있다.

한편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공개한 요양병원 1차 시범사업(2016~2017년) 평가 결과 통증 평가 및 수준 유지, 임종관리, 호스피스 서비스 만족도 등은 기존의 호스피스전문기관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든 시범사업 기관들이 법적 인력기준과 시설 및 장비기준을 충족했고 말기암 진단에서 부적정한 사항이 없었으며 돌봄계획수립, 통증 및 신체관리, 영적돌봄요법, 사별가족서비스 제공 역시 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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