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복합질환 순위>

노년기 만성질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고령사회 최대 현안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만성질환과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는 ‘건강 위기론’을 제기할 만큼 화두가 되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중년 이후 복합질환과 삶에 대한 연구가 발표돼 주목된다. 이 연구는 5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동시에 두 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65세 이상에서는 5명 중 2명이 두 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화의대 예방의학교실 박혜숙 교수팀(제1저자 박보미 전공의)은 3일 이같은 연구결과가 담긴 ‘50세이상 한국인에서 복합질환과 삶의 질에 관한 연구’ 논문이 최근 국제 학술지인 ‘Health and Quality of Life Outcomes(건강과 삶의 질)’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은 2013년과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남녀 5996명을 대상으로 연구, 50세 이상 성인의 26.8%, 65세 이상 성인의 37.9%가 복합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대표적인 만성질환은 고혈압, 골관절염, 당뇨, 이상지질혈증이 1-4위를 차지했다. 50세 이상은 알레르기 비염, 우울증, 류마티스질환이 5-7위, 65세 이상에서는 우울증, 알레르기 비염, 협심증이 5-7위였다.

두개의 만성 질환에 동시에 이환되었을 때 가장 흔한 질병 조합은 50세 이상에서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었고, 65세 이상에서는 고혈압과 골관절염이었다.

동시에 이환된 만성질환의 갯수가 증가할수록 삶의 질이 더 낮았다. 완벽한 건강상태를 삶의 질 평가 EQ5D(삶의 질 평가 설문) 점수 1이라고 할 때, 하나의 질환에 이환된 경우 삶의 질은 0.90이었고 두 개일땐 0.87, 세 개는 0.81, 네 개는 0.71로 나타났다.

두개 이상의 만성질환에 동시에 이환될 위험성은 남성보다 여성이, 사회 경제적 수준이 낮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았고 이들의 삶의 질은 더 낮았다.

박 교수팀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돼 2018년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면서, “복합 만성질환에 의한 경제적 부담 및 질병 부담이 앞으로 상당히 증가할 것이고 특히 취약계층에서 이러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보건 정책 및 의료 서비스에서 복합질환의 유병현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고려해여 건강 불평등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의 질병부담 측정 과제의 일환으로, 보건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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