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훈 교수

노년기에는 젊었을 때와 다르게 입안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치아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잇몸에서는 피가 자주 나며, 타액(침) 분비가 감소하여 입안이 마르고, 구취도 심해진다.

타액은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주고, 산성화된 환경을 중성으로 만드는 자정작용을 하기 때문에 입안이 마를수록 세균 수는 증가하며, 이것은 구강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더러워진 입안의 환경이 그대로 방치될 경우, 프라그가 쌓이면서 구강기능은 점점 둔해지고, 저항력도 급격히 저하되어 세균은 치아와 잇몸을 공격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잇몸병(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쌓고 있는 조직이 세균의 침입을 받아서 파괴되는 것으로 이를 발견하고, 치료를 하려고 할 때에는 이미 염증이 심하게 진행되었거나 멀쩡했던 치아가 흔들려 뽑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노년기의 건강한 구강관리는 세균의 증식을 막아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그 첫걸음은 역시나 올바른 칫솔질이다. 다만 노인의 경우, 치아와 구강 내 조직들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강한 힘을 주어 닦는 것을 조심해야 하며, 칫솔모가 치아에 대강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치아 사이까지 구석구석 닿을 수 있도록 한다. 이미 치아 사이가 넓게 벌어져 있거나 잇몸이 약해서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하다면 치간칫솔이나 치실 등을 활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치간케어’를 할 수 있다.

또한 혀에 백태가 끼면 입냄새가 나고, 맛감각도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혀를 닦아주는 것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혀를 닦을 때에는 혀 세척기를 이용해서 혀의 뿌리 뒤쪽에서 앞쪽으로 빗질하듯이 상처가 나지 않도록 부드럽게 쓸어내 주거나 맨 칫솔을 이용해서 적당한 힘으로 살살 닦아준다. 치약을 묻혀서 혀를 닦을 경우에는 치약의 유해한 성분이 인체로 흡수될 수 위험성이 있으므로 맨 칫솔에 물만 묻혀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더불어 좋은 치약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인체에 유해한 물질 및 합성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치약은 자극적인 성분이 입병을 유발하거나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칫솔질 후 오히려 입안을 텁텁해서 입냄새를 증가시킨다. 합성계면활성제에 의한 입마름이 생길 경우, 세균의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으므로 식물성 계면활성제 등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이 들어간 치약을 쓰는 것이 좋으며, 입안이 연약해진 노인은 맵고 화한 치약보다 부드럽고 순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칫솔질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또한, 하얀 치아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미백치약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백 치약에는 다량의 연마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치아를 시리게 하거나 마모된 부분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약을 선택할 때에는 전성분을 확인하고,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틀니를 장착하고 있는 노인의 경우, 치아가 없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틀니도 내 치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관리해야 하며, 잘못된 방법의 틀니관리는 틀니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틀니는 대부분 레진 재질로 자연치보다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일반 치약으로 틀니를 닦으면 연마제 성분에 의한 상처와 마모 등의 결함이 생길뿐만 아니라 상처나 스크래치 틈 사이로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 구내염, 캔디다 등의 구강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매 식사 후와 잠자기 전에는 칫솔질을 하듯이 연마제가 없는 틀니 전용치약으로 세척하도록 한다. 틀니뿐만 아니라 입안에 남아있는 치아와 치아가 없는 부분의 잇몸도 부드러운 칫솔로 닦아주고, 손가락으로 맛사지를 해주면 혈액 순환을 자극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간혹 세정제에 담궈두는 것만으로 틀니를 세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독용 알약 세정제는 소독 및 살균 효과는 있으나 끈적한 이물질, 오래된 얼룩 등을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세정제 사용 후에는 자극적인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물로 충분하게 씻어낸 후에 착용해야 한다.

수면을 취할 때에는 잇몸과 잇몸뼈의 휴식을 위해 틀니를 빼서 찬물에 담궈서 보관하고, 치아가 없는 잇몸은 지속적으로 흡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녹차를 자주 마시고, 오이를 먹는 것도 생활습관 속에서 구강건강을 챙기는 노하우의 하나이다.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노화가 진행된 치아에 균열이나 마모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한다.

“치아가 무너지면 건강도 무너진다”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치주질환이 심혈관계질환, 폐질환, 당뇨, 치매 등 여러 전신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구강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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