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지선 교수

당뇨병 환자의 적혈구 분포 폭이 커지면 심장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혈구 분포 폭은 혈액 내 적혈구 크기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적혈구의 크기는 임신이나 노화 때문에 변화될 수 있고, 철결핍성 빈혈, 용혈성 빈혈, 선천성 적혈구 생성 이상 빈혈 등 병적인 상태에서도 커지거나 작아진다. 따라서 적혈구 분포 폭이 증가돼 있으면 혈액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박종숙·남지선 교수팀은 10일 최근 469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가 국제 학술지 ‘당뇨병 연구 저널(Journal of Diabetes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은 적혈구 분포 폭에 따라 당뇨병 환자들을 3개 군으로 나눴다. 그 결과 적혈구 분포 폭이 가장 큰 군은 다른 2개 군들에 비해 나이가 많고 혈압이 높았다. 대부분 흡연을 하고 비만이 많았으며 당뇨병 유병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또 적혈구 분포 폭이 클수록 경동맥의 내중막도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동맥 내중막은 동맥경화의 진행도를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1mm 이상 두꺼워졌을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 적혈구 분포 폭이 가장 큰 군은 가장 낮은 군에 비해 경동맥 내중막 두께가 1mm 이상일 확률이 2.12배 높았다. 적혈구 분포 폭이 중간인 그룹은 1.68배 높았다.

남지선 교수는 “심혈관질환과 적혈구 분포 폭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소규모였고, 정상인에 비해 2~3배 이상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안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연구도 없었기에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박종숙 교수도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과 적혈구 분포 폭 사이의 연관성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기에, 진료 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적혈구 분포 폭 변화를 주시하면 심혈관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미리 알고 적극적인 검사와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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