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기존에 알려진 고식적 수술방법인 한쪽 폐의 절반가까이를 떼어내는 폐엽 절제술과 폐 뿐 아닌 폐 주위 림프절도 깨끗하게 청소하듯 떼어내는 림프절 청소술을 통해 수술하지만 폐를 많이 떼어낼수록 폐기능이 떨어져 삶의 질이 낮아진다. 림프절도 많이 떼어낼수록 주위 조직에 손상을 입혀 합병증을 유발하고 폐 부위 비정상적 액체인 흉수가 오래 나와 입원 기간이 늘어나는 문제점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조기검진이 늘어나면서 초기폐암 중에도 간유리 음영을 보이는 폐암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간유리 음영은 CT검사에서 뿌옇게 보이는 부분으로 마치 유리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투명하지 않은 유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러한 간유리음영 초기폐암은 최소 절제로 치료가 가능하고 림프절 전이가 확실히 없으면 림프절 절제도 불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폐암센터 문영규 교수(흉부외과)팀은 폐암수술 받은 환자를 분석, 간유리음영 초기 폐암의 성향과 예후를 조사한 3편의 연구결과를 국제 SCI급 학회지인 ‘World Journal of Surgery’에 연이어 게재했다.

초기 폐암수술은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최소 2cm 이상이거나 또는 종양의 직경보다 더 길게 거리를 두고 폐를 잘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2004~2013년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의 일부분만 떼어낸 수술을 받은 환자 91명 중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수술결과를 분석 한 결과,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5mm이하로 짧아도 5년간 무재발 생존률이 100%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8~2015년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133명의 환자들을 병리 조직 형태로 구분하여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를 연구했다. 간유리 음영은 병리적으로 특징적인 모양을 보이는 선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선암도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짧더라도 5년간 무재발 생존률이 100%이었다.

수술 범위에 이어 림프절 전이가 없는 종양을 확인하기 위해 2005~2016년 수술 전 1기로 진단 받고 표준수술(폐엽 절제술과 종격동 림프절 청소술)을 받은 486명을 분석했다. 수술 전 영상 검사로 1기로 진단 받았다 하더라도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높은 병기로 확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술 후 2기 또는 3기로 진단된 환자가 42명(8.6%)이었다.

또 종양의 크기가 작을수록,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 일수록 림프절 전이 위험율 매우 낮았다. 즉 수술 전 검사에서 1기로 진단된 폐암 중, 종양의 크기가 작은 경우 (1.2cm 이하) 또는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종양 내 고형 결절의 크기 비율이 0.5미만인 경우)은 림프절 전이율이 0% 이었다.

간유리 음영을 보이는 폐암은 기존의 여러 연구들을 통해 수술 후 예후가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어 기존의 폐엽 절제술 보다는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폐 구역 절제술이나 폐 쐐기 절제술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경우에는 종양으로 부터 얼마만큼 폐를 잘라내야 할지와, 폐 주변 림프절을 모두 떼어내는 것이 좋을지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문영규 교수는 “폐암은 종양의 모양이나 특성에 따라 수술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로 간유리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의 수술 범위를 더욱 정확하게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됐다”며 “폐암 수술 전 다양한 진단 방법으로 간유리 음영의 정도와 병기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한 치료 프로토콜을 기본으로 환자와 충분히 상의 후 수술 방법을 정확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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