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영 교수

C형간염 진단 및 치료 수준이 현 상황에 머문 상태일 경우 2030년까지 ‘누적 환자 및 사망자 수’는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1만 8829명, 간세포암종은 2만 4084명, 간 이식 대상자는 798명, 간 질환 관련 사망자는 1만 8640명에 이를 것으로 추계됐다.

반면 올해부터 C형간염 국가검진을 시행할 경우 ‘누적 환자 및 사망자 수’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수는 3950명, 간세포암종은 5750명, 간 이식 대상 환자는 275명으로 간 질환 사망자는 4679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비대상성 간경변증을 기준으로 국가검진을 시행했을 때 79%(14,879명)나 줄어든 수치다.

현재 국내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중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15-23% 수준인 4만 5000명에서 7만명 수준이다. C형간염은 감염돼도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을 받기 힘들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간학회(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대한간암학회·대한간이식연구회) ‘The Liver Week 2018’ 국제 간연관심포지엄에서 ‘C형간염 항체검사 국가검진 도입을 통한 환자 발굴의 필요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김 교수는 ‘최우수 구연상’을 수상했다.

연구결과 2019년 C형 간염을 국가검진에 시행할 경우 간질환 사망자수는 6082명으로 조사됐으며, 2020년에는 7437명이 간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시행했을 때 2018년 대비 약 30%가 늘어난 수치다. C형간염 국가검진 시행시기가 2019년, 2020년 등 1년씩 늦춰질수록 간 질환 누적 환자 수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C형간염이 간암이나 간경변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경우, 환자와 가족의 고통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의료비 손실이 발생한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다행히 간단한 항체검사(HCV antibody test)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고 검사비도 저렴하다.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기 전 8-12주의 일정 기간 약을 복용해 치료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이유로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문제는 환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혈액 매개 감염 질환이다. 환자들이 지역 사회 또 다른 감염 확산을 야기할 수 있고 감염 경로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도영 교수는 C형 간염을 비용효과적으로 예방 및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가검진 도입을 꼽았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의료전달체계를 보완해 사전예방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그리고 실제 많은 질환이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이런 국가검진 체계와 연계해 올해부터 C형간염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간 질환 환자 및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의 보건 정책 결정 과정 등을 감안할 때 2019년 국가검진에 C형간염 검진 항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가 C형간염 국가검진을 보다 빨리 도입할수록 개인 및 사회경제적 차원에서의 질병부담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가 목표로 삼은 C형간염 퇴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C형간염은 비용효과성이 검증된 완치 수준의 치료법이 나와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만큼 국가적 보건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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