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지만 교수

우리나라 의료진이 급성 모야모야 환자를 두개천공술(두개골과 뇌막에 작은 구멍을 뚫는 방법)과 빈혈치료제로 병합 치료해 혈관 재생을 유도하는 새로운 치료기술을 선보였다.

모야모야병은 뇌 안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서서히 좁아지다가 결국 막히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이 질환을 가진 여대생이 강도에게 쫓기던 중 뇌출혈을 일으켜 쓰러지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주인공은 아주대병원 뇌졸중팀(신경과 홍지만·이진수·이성준·최문희, 영상의학과 최진욱, 신경외과 임용철 교수).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뇌경색 급성 증상과 혈류 저하를 동반한 모야모야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두개천공술과 빈혈치료제 병합 치료를 시행했으며, 병합치료는 양측성 모야모야 환자를 포함해 총 50부위에 대해 시술했다.

   
▲ 임용철 교수

이러한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퇴원할 때에 비해 6개월 뒤 신경학적 기능이 호전됐고 시술한 50부위 중 98%에서 혈관이 성공적으로 재생했다. 시술 전후 중대한 합병증은 없었고, 환자 2명에서 일과성 허혈 증상이 있었으며, 1명에서 경미한 뇌경색 재발이 있었다.

이는 일반적인 혈관우회술의 합병증 발생률인 25%에 비해 병합 치료의 합병증 발생률은 8%로 합병증 발생률을 1/3 이하로 줄인 것이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빈혈 치료제는 과거 30년 이상 사용한 약물로, 여러 연구에서 이미 빈혈 치료인 조혈작용 외에도 뇌 보호작용과 혈관재생에 기여한다는 점이 밝혀져 있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모야모야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기술”이라며, “비교적 간단한 수술과 약물투여가 병합된 융합기술을 통해 향후 모야모야 환자뿐 아니라 관류 저하가 동반한 허혈성 뇌경색 환자까지 넓게 적용할 수 있는 통합적 혈관 재생치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성준 교수

제 1저자인 신경과 이성준 교수는 “이 논문의 결과는 급성기 모야모야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실용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외과 임용철 교수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기존의 수술방법은 급성기 모야모야 환자에서 수술 후 중증 뇌경색 발생 위험 부담이 높은 반면, 빈혈치료제와 병합한 두개천공수술은 부분마취만으로 짧은 시간 내에 시술할 수 있고 혈관재생률이 우수하여 모야모야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뇌졸중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뇌졸중(Stroke)’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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