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현재 진행 중인 수가협상에 대해 예년에 볼 수 없던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수가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달 31일 건강보험공단과의 마지막 2019년도 건강보험수가 협상을 앞두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회관에서 2019년 수가협상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나 건강보험공단은 수가 정상화에 대한 아무런 실효적 제안도 없이 예년과 같이 구태의연한 태도로 일관,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30일자로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수가 최종협상을 하루 앞둔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수가 인상과 관련한 밴딩폭 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이 약속한 정상수가 보장,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언급한 적정수가 필요 등 공언은 의료계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단언하고 이 같은 수가협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청구대행 중단(선불제 투쟁), 전국의사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의 방법과 시기에 대한 전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해 6월 중 전국의사 비상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온라인 전국의사 비상총회를 통해 13만 회원들의 진료비 정상화와 비급여의 전면 또는 대폭 급여화 저지를 위한 투쟁 안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대집 회장은 5월 20일부터 재개된 醫-政실무협의체에는 계속 참여하여 정부, 여당과의 대화창구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병협협회(회장 임영진) 역시 정도만 다르지 수가협상에 대한 강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한병원협회 지난달 30일 수가협상 관련 긴급대책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28일 3차 협상에서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이 같은 협상기조로는 의료왜곡 및 의료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영진 회장은 “보장성 강화와 제도 및 대내외 의료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병원경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같은 수가협상 태도에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고 강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냈다.

병원협회는 문재인 케어 시행, 병원의 진료비 증가율 둔화, 각종 제도변화 등 병원의 환산지수를 인상할 명분은 충분히 존재하며 적정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적정 환산지수 인상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공단에서 ‘적정수가와 수가협상은 별개 문제’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이미 문재인 케어는 추진 중에 있으며 내년도 수가를 정하는 이번 수가협상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며 “수가보전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적정수가 개념인 ‘원가+알파’를 이번 수가협상에서부터 시행해 의료공급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공단이 작은 것을 위해 큰 것 놓치는 ‘소탐대실’의 누를 범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참석한 병원장들도 “수십 년간 지속된 현실성 없는 저수가 체계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는 정책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더 이상의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질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병원경영 악화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지만 그동안 수가 인상률은 임금 및 물가인상률 등에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병원들을 더욱 옥죄는 각종 정책과 비용지출 증가로 병원의 경영을 황폐화시키는 요인들만 늘어나고 있어 병원들의 고통은 더 커져만 가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병원협회는 최근 대한간호협회, 전공의협의회 및 병원내 직능단체 등을 방문해 수가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하면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특히 수가와 직결되는 병원종사자 인건비 개선에 대해서도 보건의료노조 측 의견도 수렴했다.

임영진 회장은 “회원병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수가협상에 임해야 하지만 병원계에 적정한 수가인상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 정책 추진에 기존과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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