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일 교수

중년이 될수록 골밀도를 유지 또는 강화시켜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골밀도가 낮을수록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러한 경향은 폐경 후 여성이나 50세 이상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박경일(강남센터)·정근화 교수팀은 2004-2015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뇌MRI와 골밀도 검사를 받은 성인 1만2785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결과, 골밀도가 낮을수록 뇌동맥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뇌동맥류의 크기와 개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보였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연구 대상자 중 472명(3.7%)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됐다. 이를 골밀도 측정 수치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했을 때 골밀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골밀도가 가장 높은 그룹보다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1.3배 높았다.

골밀도 저하 위험군인 폐경 여성 또는 50세 이상의 남성 8722명 중에서는 4.6%인 398명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됐는데,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T score –1미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 뇌동맥류의 크기도 더 크고 개수도 여러 개일 가능성이 전체 그룹에 비해 1.8배 높았다.

뇌동맥류는 뇌의 혈관 중 약화된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성인의 약 2-5%에서 발견된다.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지만 부풀어 오른 혈관이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게 되면 약 40%가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뇌출혈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파열 위험도를 평가해 크기변화를 추적 관찰하거나 시술 또는 수술을 통해 조기에 파열을 예방할 수 있다.

그동안 뇌동맥류는 주로 40대-60대에 주로 발생하며 특히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골밀도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는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박경일 교수는 “기존에 알려졌던 뇌동맥류의 위험요인, 즉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뇌동맥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물론 갱년기 이후 골밀도가 낮은 여성과 중년 이상의 골밀도가 낮은 남성들은, 뇌동맥류의 조기발견을 위해 뇌MRA 촬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권고했다.

정근화 교수는 “뼈 건강 측정을 통한 뇌동맥류 발생 기전의 이해는 향후 동맥류 발생과 파열 위험도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뇌동맥류 치료의 실마리를 밝히는 연구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JAMA Neurolog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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