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기 교수

우리나라의 마이크로도징 기술을 적용한 임상시험이 미국 식품의약청(FDA) 신약개발(IND, investigational new drug) 신청에서 승인판정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팀이 그 주인공. 이번 신청은 국내 제약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학술연구 목적인 연구자 임상시험을 넘어 기술 상용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이크로도징은 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해 신약물질에 표적을 붙이고 그 효과를 측정하는 기술로, '약동학적 특성'이라고 불리는 체내 흡수, 분포, 배설과 같은 대사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좀 더 용이하게 예측할 수 있어,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임상 1상 시작 전에 사용되며, 여기에 쓰이는 방사선량도 양전자단층촬영(PET)에 10만분에 1정도밖에 되지 않아 안전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 현재 많은 제약사들의 수요가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실시 가능한 곳이 없었다.

   
▲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팀이 마이크로도징 기술을 적용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도징 임상시험을 실시해 미국 식품의약청에 신약개발을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이다. 해당기술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의약품제조 선진국에만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형기 교수는 "미국식품의약청이 특별한 문제제기 없이 우리가 작성한 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해 기쁘다"며, "기술이 활성화 된다면, 국내 임상시험에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고 밝혔다.

국내 임상시험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5114억 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한 해 국내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658건에 달하며, 점유율로는 세계 6위. 전문가들은 향후 제약 산업 시장이 커진다면 이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방영주 전 의생명연구원장은 “마이크로도징은 신약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국내 제약기업이 앞으로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지난 4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서울대병원 마이크로도징 임상시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 왔다. 지금까지 총 4건의 시험을 실시했고, 가장 최근에는 생물학적의약품 신약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

이 교수팀이 처음 실시한 마이크로도징 임상시험의 결과는 임상약리학 저널(Clinical Pharmacology & Therapeutics, IF=7.903)에 게재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