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준비한 2018년 건강검진 개선안은 일선 의료인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개악이라며, 의료계가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최성호)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건강보험공단이 준비한 2018년 건강검진은 연초부터 검진기관 전체를 패닉상태에 빠뜨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의사회는 이번 개편안은 수검자마다 다른 항목의 검진항목들로 구성되어 일선 검진 기관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담으려한 나머지 건강검진 문진표는 작은 글씨로 한눈에 들어오지 않고, 새롭게 추가된 항목마다 새로운 설문지가 추가되어 일선 검진기관의 행정적 부담도 늘었으며, 또한 수검자에게 보내는 검사 통보서도 늘어나 일선 검진기관에 이중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규모 1차 의료기관에서 이러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향후 검진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까지도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에서 필수적인 고지혈증 검사 주기가 2년에서 4년으로 변동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성질환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임도 불구하고, 개편안의 이러한 추세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현정부가 공약한 1차 의료활성화와도 어긋나는 정책이라고 개탄했다.

현실적으로도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국민들은 고지혈증 혈액검사를 위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저조한 2차 검진 수검율 제고를 위해 2차 검진제도를 폐지했으나 행정편의를 위한 제도 개편 때문에 기존 2차 검진 수가에도 못미치는 재진 진찰료만으로 2차 검진을 수행해야하고, 대상자가 늘어난 생활습관 평가의 부담까지도 고스란히 검진기관의 몫으로 돌아오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건강검진 개정 시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행 전 충분한 사전 준비 및 홍보를 전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과도하게 복잡한 문진표 개선, 2년마다 고지질혈증 검사 시행, 1차/2차검진 분리, 타당한 상담수가 인상 등 건강검진제도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