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 박사 회진 장면>

모두가 어렵던 시기에 한 의사가 베푼 온정을 잊지 않고 50여년 만에 되갚으려한 사람이 있어서 세모에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본인이 49세 기업가라고 밝힌 이 주인공의 이름은 박종형 ㈜무한 대표이사다. 박 대표는 2018년 정초에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임학)에 찾아와 “48년 전 고신대병원에 진 마음의 빚이 있어서 다시 병원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때는 1970년, 진주시 외곽의 시골마을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박우용 씨는 심한 복통으로 찾아간 복음병원에서 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당시에는 손을 쓸 수도 없는 중병이었지만 주치의였던 장기려 박사는 한 달 동안 성심성의껏 박우용 씨를 치료했다고 한다.

박씨 가족이 가난하여 병원비를 도저히 지불할 수 없는 능력이 되자 장 박사님은 자신의 월급으로 박씨의 병원비를 대납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만삭의 몸에 간병으로 지쳐 임신중독까지 왔던 박 대표의 모친의 치료까지 무료로 책임져 주었다.

장기려 박사의 도움으로 박 대표 가족은 자택에서 부친의 임종을 맡게 되었고, 모친도 임신중독에서 회복하여 무사히 순산하게 됐다. 그때 태어난 아기가 박종형 대표다.

박 대표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하던 말씀이 있었다. 우리가족은 장기려 박사님께 큰 빚이 있다.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한다” 는 모친의 유언을 품고 살다 2018년 정초에 고신대병원을 찾았다.

그는 올해부터 매년 1,800만원씩 계속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에 써 줄 것을 부탁하며 후원약정서에 사인하면서 입금도 동시에 했다. 1,800만원의 금액은 48년 전 장기려 박사가 대납해줬던 부친의 병원비 금액을 요즘은 가치로 환산했을 때 대략적으로 책정한 금액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우리가족에게 장기려 박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 그리고 이웃에 대한 나눔이야말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돈이 없어서 병원비를 낼수 없었던 가난한 환자를 병원 뒷문을 열어 도망가게 했던 일화는 장기려 박사의 일대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일화다.

유명한 옛날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일화가 이렇게 50여년이 흘러 아름다운 사연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장기려 박사의 나눔정신의 열매는 지금도 계속해서 맺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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