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위한 발걸음이 지구를 열 바퀴쯤 돌았을 것이라는 ‘봉사왕’ 그린닥터스재단 정근 이사장(부산 온종합병원 병원장)이 목숨 위태한 재난현장에 남긴 그의 족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책 ‘왜 못해? 하면 되지!’을 펴냈다.

‘꿈을 꾸면 꿈처럼 이루어집니다’라는 부제처럼 꿈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초 긍정리더십을 담고 있다.

리더십, 봉사, 신앙, 인품 등 모두 4개의 장으로 엮인 정근 박사의 책을 펼치면 일곱 살 개구쟁이 정근, 결핵 때문에 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어야 했던 가난하고 병약한 고교생 정근,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의대생 정근, 조직 개혁에 앞장섰던 교수 정근, 지진 등 세계 재난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린닥터스의 리더이자 참 의료인 정근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책에는 어떤 재벌의 비밀스러운 사연도 담고 있다. 안과전공의 시절 울산혜성병원에서 그는 현대 창업주 정주영 회장을 만난다. 젊은 수행비서 한 명만 데리고, 줄 서서 진료를 기다리던 정주영 회장의 소탈한 모습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정주영 회장은 악수를 하고 진료실을 나가셨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진료하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한국 최고의 갑부가 진료의사를 미리 대기시키지도 않고 혼자 털레털레 걸어와서 진료 받고는 의사에게 인사도 잊지 않다니! 대단히 소탈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녹내장 때문에 한쪽 눈이 실명인 채로 젊은 직원들과 어울려 축구까지 즐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이미 대한민국의 거인이었다.

제2장 봉사 편은 파키스탄, 스리랑카, 미얀마, 인도네시아, 네팔 등 지진 재난현장에서 목숨 걸고 펼친 그의 봉사 땀방울들이 질펀하게 배어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스리랑카) 골시티의 상황은 참혹했다. 한마디로 거대한 쓰레기도시 같았다. 해변은 무너진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려서 바닷물이 닿는 부분은 잿빛을 띠었고, 육지로 밀려올라온 수십 척의 배들이 쓰레기와 뒤엉켜 있었다. 마을은 폐허로 변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원과 학교, 교회 건물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었다”

지진 구조현장의 그린닥터스 모습은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TV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의사 강모연을 떠올리면 틀리지 않다.

그는 자신이 직접 설립한 국제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를 시대정신화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가·인종·종교·정치를 초월한 인류애의 실천이 그린닥터스의 핵심가치다. ‘인류애를 실천하다’는 말 대신에 ‘그린닥터스하다’는 단어가 SNS를 통해 전 지구상으로 퍼져 나갈 때까지 봉사를 향한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1960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정근 박사는 진주고와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병원 안과교수를 거쳤다. 의사이면서도 의료경영 능력이 탁월한 그는 정근안과병원과 온종합병원을 개원했으며, 국제의료봉사 단체인 그린닥터스 재단을 직접 설립해 자연재난 구호활동은 물론 가난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정기적인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북한 개성공단에서도 8년 동안 남북협력병원을 운영하면서 북한 근로자 35만 명을 무료 진료하기도 했다.

정근 박사는 이 책의 판매수익금을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어르신들의 건강복지 증진을 위해 그린닥터스 재단과 사단법인 한국건강대학에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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