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난치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에 대한 인공심장 이식술이 국내 첫 성공했다. <인공심장이식 환아가 보행운동을 하고 있다.>

희귀난치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에 대한 인공심장 이식술이 국내 첫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희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남아에 대한 ‘양심실 보조장치’(Ventricular assist device)이식술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국내에서 이루어진 소아대상으로, 그리고 양쪽 심실을 모두 대체하는 첫 인공심장 이식술로 국내 심장수술 분야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아는 2016년 7월생의 만 1세 남아로 출생 후 별다른 문제가 없이 지내다가 생후 3개월 경부터 눈에 띄게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점차 환아의 심장에 물이 고이는 심낭삼출증상이 악화되는 가운데 복수도 차오르고 간경변증 및 콩팥 기능이 저하가 동반되어 지난 8월 응급 후송됐다.

정밀진단 결과 환아의 진단명은 ‘특발성 제한 심근병증’. 이 질환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을 가능케 하는 심장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굳어지는 병이다. 약물치료로는 조절이 안 되어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진들이 환아 심장기능 보존 및 다양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집중적인 치료와 관찰을 병행하던중 지난 10월경 환아가 패혈증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주치의인 ‘박영환’ 교수(심장혈관외과)는 “심장기능 저하로 전반적인 신체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또다시 감염질환이 발생할 경우 환아의 생명을 유지 못할 것”이라며, “관련 의료진들과의 수차례 회의를 거쳐 환아의 심장을 대체할 인공심장이식, 즉 ‘심실보조장치이식술’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쉽지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소아의 경우 가슴크기가 적어, 기존 성인에게 쓰는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식되는 소아 심실보조장치에 대한 운영과 이식술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좌우 두 개의 심실을 모두 대체하는 ‘양심실보조장치이식술’로 국내 처음 시행하는 것이기도 했다.

수술에는 박영환 교수, 심장혈관외과 박한기·신유림 교수, 심장마취통증의학과 심재광·송종욱·소사라 교수, 소아심장과 정세용·최재영·정조원 교수 등 다학제팀이 참여했다.

11월23일 오전에 이루어진 이식수술이 이뤄졌으며, 수술 한달여를 넘긴 환아는 한때 성인용량의 이뇨제를 써서 복수와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켜야 했던 증상이 사라지는 한편, 현재 숨찬 증세가 없어져 호흡기를 뗀 상태이다.

또한 뱃속이 압박감이 사라져 정상적인 식사를 환아가 스스로 함으로써 해당 연령대의 맞는 체중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신유림 교수는 “환아에게 취약한 감염질환의 효과적인 통제와 심실보조장치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부득이 일반병실 아닌 중환자실에서 회복과정에 있다”며, “환아의 침상 옆에 작은 놀이공간을 만들어 전담간호사가 걷기 운동과 놀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환 교수는 “소아심장이식은 길게는 수년이상의 대기가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양심실보조장치 이식을 통해 환아의 전신 건강을 유지시키고 성장기의 정상적인 발달을 이룰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향후 소아 심부전 환자에게서 매우 유용한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심실보조장치에 대한 보험급여가 적용이 안 되어 이번 수술에 쓰인 양심실보조장치 구입과 운영장비 임대비용만 1억 5000만이며, 3개월마다 운영장비 임대료가 30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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