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이 우리나라 의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도준)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연구책임자: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 과제명: 코호트기반 아밀로이드병리관련 생체지표 분석연구)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으로 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팀(장혜민 임상강사 등)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우리나라 31개 병원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고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338명 환자의 데이터를 기초로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치매전환 예측모델(노모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예측모델은 도식을 이용해 진료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적용 가능하다. 나이,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 다중영역) 등 4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했으며, 3년 이내 치매 전환 확률을 75%의 정확도로 예측한다.

산출된 치매발병위험지수로 최종값을 계산해 치매진행 확률을 얻게 되는데 이 치매진행 확률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3년 이내 실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특히 언어기억력 혹은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함께 저하되거나, 기억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치매 전환가능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예측모델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예후 예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의사 면담 과정에서 환자 개개인에 대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방안 및 예방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치매 예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며, 고 비용의 영상 검사 및 영상 전처리 과정, 분석 과정 없이도 신경심리검사만을 활용해 실제 진료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상원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치매발병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치매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운동요법 및 인지증진프로그램 등 예방적 개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 본인이 치매 발병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은 치매 예방·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8월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한 치매 발병 예측 방법 및 예측 시스템’으로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판에 11월7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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