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놀이공원들이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속속 선보이는 등 연말 연시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연일 이어지는 송년 모임에다 연인과의 이벤트 등으로 젊은이들이 들뜨기 쉬운 요즘 피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12월은 응급피임약 처방이 바캉스철인 7~8월 다음으로 많은 때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희정 전문위원(에비뉴여성의원 홍대점 원장)은 “최근 인공임신중절 관련 논란에서 안타까운 점은 현재 20% 수준에 그치고 있는 피임 실천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라는 논의가 빠진 점” 이라며, “생각지도 못했던 임신이 내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으므로, 피임문제 만큼은 ‘한 번은 괜찮겠지’ 식의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응급피임약은 복용 시점에 따라 피임 효과가 다르고, 피임성공률도 평균 약 85%에 그쳐 충분히 신뢰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 여러 차례 반복해 복용하면 호르몬 불균형이 심해져 피임효과가 더 감소될 수 있고, 부정기적 출혈도 더 많이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응급 피임약은 먹는 피임약의 8배 이상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복용 시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피로 및 불규칙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정희정 위원은 “응급피임약은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응급피임약의 정확한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의로부터 이후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계획적인 피임법에 대한 상담까지도 함께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의 지속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응급피임약은 2014년 172만 정에서 145만 정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사전 경구 피임약의 공급량은 2억3,424만 정에서 3억976만 정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신과 성감염성 질환으로부터 안전한 피임이 되려면 남성은 콘돔, 여성은 피임약 등을 이용하면 된다. 마이보라처럼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먹는 피임약도 정해진 시간에 매일 복용하면 99% 이상의 피임이 가능하다.

 정희정 위원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사전 피임의 중요성과 응급피임약의 위험성에 대해 10년간 꾸준히 홍보해왔는데, 최근 응급피임약 복용 감소 추세가 시작되었다니 보람을 느낀다”며, 만혼과 늦은 임신이 추세가 된 만큼 피임을 계획임신의 일부로 생각하고 남녀 모두 평소 피임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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