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등산 마니아들이 산을 찾는 계절, 바로 겨울이다. 겨울 산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뽀드득"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눈 덮인 고요한 산길을 걷고, 눈꽃 핀 나무들의 설경을 감상하는 데 있을 것이다.

특히 올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눈이 내린데다 이번 주말에도 다소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겨울 산행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안과 전문의들은 겨울 산행을 유혹하는 눈(雪)이 정작 눈(目) 건강에는 적이라고 말한다. 자외선이 눈의 피로와 각종 안질환을 유발시키는 등 눈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눈(雪)은 아스팔트나 흙길 등 일반 지표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자외선을 반사하기 때문에 눈에 손상을 주기 쉽다. 일반 아스팔트 지표가 자외선을 4~11%정도, 진흙이 5~8%정도 반사하는데 반해 눈(雪)은 80%이상의 자외선을 반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雪)에 반사되는 자외선으로 인해 가장 흔한 증상은 바로 설맹증이다. 이는 히말라야 등을 오르는 전문 산악인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세로, 장시간 자외선 등에 노출된 눈(目)의 각막이 상하면서 염증이 생겨서 결국은 물체를 제대로 볼 수 없어지는 현상이다.

설맹증 환자는 심한 통증과 함께 눈이 시리고 눈물이 나며, 통증으로 눈을 뜰 수 없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눈(雪)에 반사되는 자외선이 강한 겨울에는 일반 등산객의 경우에도 산행 도중 설맹증을 겪기 쉽다.

일단 설맹증 증세가 나타나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므로, 안전하게 산을 내려오기 힘들고, 자칫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겨울 산행 후, 설맹증 증상을 나타나면 반드시 안과에 가야 한다. 일단 설맹증으로 진단받으면 염증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소염제 등을 투여하며 치료하게 된다.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산행을 즐기는 중·장년층이라면 백내장을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백내장이 심해질 수 있다. 자외선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는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인 황반변성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또한 라섹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눈(雪)에 반사되는 자외선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라섹수술의 경우 몇 개월에 걸쳐 상처가 아무는 과정을 거치는 데, 이 기간 동안 자외선에 심하게 노출될 경우 자칫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다.

산행으로 심신의 건강을 챙기면서 동시에 눈 건강도 함께 지키는 가장 손쉬우면서 중요한 방법은 자외선이 차단되는 선글라스나 고글을 끼는 것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병엽 교수는 "흔히 여름철 자외선에 대해서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만, 겨울철 자외선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겨울에 즐기는 겨울 산행, 스키 등은 자외선 반사량이 높은 눈(雪)에 노출되므로, 이런 레포츠 활동을 할 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병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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