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령 과장

“중증환자를 잘 보려면 외래에서 10-15분 정도는 필요하다. 확대시에 이 제도가 잘 작동될 것인지 등 다양한 점검을 하게 된다. 외국처럼 들어갈 때 누르고 나와서는 사인하고 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겠지만 시범사업 기간에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양심을 믿고 맡길 생각이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보험급여과장은 16일 열린 건가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이후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상급병원 외래에서 중증환자 진료에 심층진찰료를 주기 위해선 프로토콜이 더욱 정교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기간은 우선 1년을 기본적으로 할 계획이다. 진료과목별로 포트폴리오가 필요해서다. 최소 1년을 한다는 계획이지만 반드시 그렇지 많은 않다. 모든 상급기관에 퍼지고 의사에게 전면적으로 하기에는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상급기관, 진병군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고, 본 사업이 언제부터 시작할 지도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정 과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한두곳 해서 조용히 모형을 만들려고 했었다”며, “그 이상 민간 상급의료기관에서 참여할 수 있지만 복지부나 병원의 입장은 신중한 편”이라고 밝혔다.

때로는 20~30분이 넘을 때도 있어 1차 기관에 돌려보내야 할 환자는 돌려보내고 중증환자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복지부는 “어떤 환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아니라 실제 생각도 들어보고 공감하는 병원과 모여 어떻게 환자를 돌려보내고 의뢰회송을 할까도 같이 고민할 것”이라는 것.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델은 자발적으로 의사 20명 미만에서 참여하고 있다. 모든 의사가 다 참여할 수 없다.

정 과장은 “모든 사람이 다 15분 진료하면 환자를 줄여야 해서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하고 “일단 빨리 시작한 이유는 이것이 좋은 취지고 잘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 사업이 활성화되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달체계 개편과 이어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차 의료기관에서 만성질환 잘보는 시범사업하고 상급종합도 중증환자 잘 보는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과정의 필요성으로 인해 사업을 빨리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층진찰 수가는 9만 2450원으로 책정했다. 상급종합병원들의 평균 진료시간 4분30초를 고려했으며, 기본 진찰료에 선택진료비 등을 모두 포함했다.

평소 환자 4명을 보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처음 시도하는 시범사업인만큼 충분한 기전을 마련하지 못했다.

실제 3차의료기관의 경우 기본진찰료에 선택진료비까지 합산하면 4명에 해당하는 진료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검사비용까지 감안하면 병원들 입장에서는 ‘심층진료’에 나설 이유가 없다.

환자들의 불필요한 심층진찰 요구 방지를 위해 본인부담은 일반 외래 보다 많은 2만-3만원 적용할 예정이다.

소요 재정은 의사 1명이 1주일에 16명의 환자를 심층진찰하고, 기관 당 10명의 의사가 참여하는 것을 가정할 때 기관 당 약 7억원으르 예상하고 있다. 4개 기관이 참여하면 26억6000만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심층진찰 하는 의사 자격은 일단 전문의 취득 후 5년 이상으로 정했다. 실제 각 기관에서 10% 정도로 많은 의사가 참여를 하지 않아 제한을 뒀지만 이 규정은 별 의미 없고, 결국 병원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외래 스케줄은 3분과 15분을 섞어 진행하면 안된다. 한 세션을 그대로 열어야 한다는 의미다.

참여기관이나 시범사업 시점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일괄적 시행이 아닌 준비된 기관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 과장은 “진료과목, 환자상태 등 심층진찰 제도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이 대학병원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받아왔던 ‘3분 진료’라는 관행을 근절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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