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입자를 이용한 패혈증 치료제가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공동 제1저자 강동완)와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공동 제1저자) 공동 연구팀은 “이 치료제는 패혈증 동물에서 생존률을 향상시키는 항산화, 항염증 작용이 탁월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의 논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 7월5일에 게재됐으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속표지(Inside Cover) 논문과 ‘가장 주목받는 논문(Hot Paper)’으로 선정됐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과도한 면역 반응에 의해 치명적인 장기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렴, 요로감염 등의 감염이 초기에 조절되지 않거나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 특히 노인에서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적으로는 매년 약 315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그 중 53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347명이 발생하고 사망률이 31%로,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이 인구 10만 명당 206건이 발생하고 9%의 사망률을 보이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패혈증은 우리 주변에 흔하다고 알려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보다 더 흔하고 더 심각한 질환이며, 최근 유명 가수나 전 대통령 등도 패혈증 쇼크로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교수는 “사망률이 높은 것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패혈증은 한 번 발생하면 신체의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혈압 저하, 급성신부전, 혈액응고장애와 같은 일련의 장기 부전이 진행되고, 수액 공급, 혈압 유지, 수혈, 혈액투석과 같은 보존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감염원과 상관없이 신체의 과도한 면역반응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다.

최근 발전한 중환자의학이 패혈증 사망률 감소에 기여한 바는 있으나, 높은 치료비 부담이 따르며 1,2차 의료기관에서는 치료에 한계가 따르는 것이 패혈증 치료의 현실이다.

공동 연구팀은 패혈증 초기에 과도하게 발생하는 활성 산소가 패혈증 진행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2012년부터 항산화 효과가 있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뇌경색, 뇌출혈 등의 동물실험에 적용해 그 치료 효과를 입증했던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노입자의 생체 독성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세리아 나노입자가 지르코늄 이온(Zr4+)과 결합하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세륨 3가 이온(Ce3+)의 비율이 높아지고 유지력은 길어진다.

세리아-지르코니아를 7:3의 비율(Ce0.7Zr0.3O2)로 합성하면 세포 내 활성산소의 제거와 염증 반응 완화에 가장 탁월한 성능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또한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는 단 한 번 체내 주입으로 반영구적인 항산화제 작용을 한다. 이를 패혈증 동물 모델에 적용하였을 때 손상된 장기 주변으로 나노입자가 다량 유입되어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고, 염증 반응을 하여 최종적으로 생존률을 2.5배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나노기술을 의학 발전에 활용하려면 각 분야 간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 역시 수요가 큰 임상 분야에 나노기술을 적절히 접목시킨 결과”라고 밝혔다.

덧붙여 “강력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보이는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가 패혈증 환자의 시술과 치료에 활용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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