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홍덕 박사

‘두 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과 재발암은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며 치료효과도 낮다. 최근 5년간 암 환자 생존율이 70.3%인데 반해 원격 전이된 경우 생존율이 20.5%에 불과(국가암등록통계, 2010-2014년 기준)하다. 이는 예측이 어렵고 발생 원리에 대한 규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원자력의학원 엄홍덕 박사팀이 암세포의 전이와 재발에 대한 원인을 새롭게 규명, 주목받고 있다.

엄 박사팀은 암세포 내에 존재하는 p53/p21 단백질 결합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암의 전이와 재발이 촉진된다는 점을 최초로 밝혔다. p53은 가장 대표적인 암 억제 단백질이며, p21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이에 따라 암 전이와 재발의 예측은 물론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엄 박사의 설명이다.

엄 박사팀의 연구는 미국암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Cancer Research)의 대표 학술지인 암 연구(Cancer Research)지 온라인판(4월3일)에 우선 게재됐다.

논문명은 ‘The p53/p21 Complex Regulates Cancer Cell Invasion and Apoptosis by Targeting Bcl-2 Family Proteins’이며, 엄 박사는 교신저자, 김은미 연구원은 제1저자다.

논문에 따르면 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p53과 p21이 서로 결합체를 형성하고, 이 결합체가 암의 전이 및 재발 촉진인자(Bcl-w, Bcl-XL, Bcl-2 등)들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암 전이와 방사선치료 후의 암 재발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폐암, 대장암, 신경아세포종 등 다양한 암세포에서 확인해 p53/p21 결합체의 암 전이 및 재발 억제 작용이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암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 현상임을 규명했다.

특히 많은 환자들의 암세포에서 p53/p21 단백질 결합체의 기능이 소실되어 있기 때문에 암 전이와 재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엄홍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암의 전이와 재발이 일어나는 핵심 경로를 밝혀 암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관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하고 “p53/p21 결합체를 온전하게 보유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사이에 암 전이 및 재발에 대한 예측 확률은 다를 수 있고, 후자의 경우 p53/p21 결합체의 결손을 극복할 항암 치료전략이 적극적으로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관련 성과들은 국내특허 2건을 등록 완료했고, 국제특허(PCT) 2건은 출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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