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용 이사장

“회원들의 뜻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가게 할 수 있는 역할을 잘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후배들이 커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을 최고 목표로 삼고 다가오는 5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이우용 교수가 최근 열린 ‘대한대장항문학회 50주년 학술대회 및 총회’서 임기 2년의 이사장에 취임했다.

한 세기 한 가운데서 후반부 50년의 시작을 알린 그의 첫 일성은 “눈앞의 결과에 연연치 않고 50년 발전하는 토양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대장항문학회는 50년전 10여명으로 시작된 연구회가 2011명의 회원을 거느린 학회로 성장했고, 학회와 개원의가 서로 협력하고 함께 일하는 몇안되는 학회중 하나다.

취임과 함께 이 이사장은 학회 발전을 위한 4대전략을 천명했다. 먼저 대장암 DB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각 의료기관에 구비돼 있는 외과의 특징을 갖고 있는 수술내용이나 조직들, 여기에 유전자를 분석해 이것을 하나로 통합하면 세계적인 DB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구축하는데만 4-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년 뒤를 보면, 연구자들의 연구논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장기적인 사업으로 대장항문을 하는 의사들의 염원이기 때문에 후임 이사장도 이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은 1년에 1만 2000건 정도하는 대장암 수술의 절반을 빅5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필요한 예산은 학회 자체 펀딩 시드머니로 하고, 국가 연구비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DB를 실제적으로 만들 사람, 10년 후에 데이터를 이용할 사람, 공평하게 나눠주고 이용하도록 운영과 서포트 주체를 분리 운영할 계획이다.

또 ‘우리동네 대장항문 주치의’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올해 홈페이지에 오픈했는데 업그레이드 하는 게 목표.

개원한 전문병원에서는 각각 200-300개 대장암 수술을 하는데 이들은 진단과 함께 곧 수술을 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경쟁력도 있다.

우리동네 대장항문주치의사업 하는 이유도 큰 병원에는 DB구축돼 있고, 인터넷으로 알 수 있는데 개인 병원들은 하기 어렵게 되어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반인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개원의에 포커싱하는 사업으로 치질이나 대장항문질환이 있으면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사장의 판단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대장암 상승세가 꺾인 것에 대해 학회는 조기검진을 통해 대장암 씨앗인 ‘용종’ 캠페인의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에게 쉽게 대장항문 질환을 이해시키도록 여성 개원의(이소향 전문의)를 학회에서 처음으로 상임이사로 위촉했다.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한동안 대장항문은 인기가 좋았으나 지금은 환자 수가 줄고 난항을 겪고 있다.

단기간 수가 개발도 중요하지만 보험정책, 수가 정책을 개발하면 수가로 10원, 20원 올리는 것보다 수십, 수억원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보험, 정책에 투자할 생각으로 지금부터 아젠다 잡아 공청회를 예상하고 있다.

네 번째는 외과 전문의가 대장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조교수급의 뛰어난 의사들이 많은데 세계적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DB구축외에도 해외학회 교류를 많이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개인적 능력으로 대가가 된 의사들이 많지만 이제는 학회에서 체계적으로 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 이사장은 “이 방향으로 토대가 다져지면 50년은 꽃이 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이사들에게도 2년 동안 꼭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보고 사업을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장암도 다학제가 돼야 한다. 다학제 위원회 만들어서 같이 협업할 계획으로 이사진도 추가 확보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외과는 수술해서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데 비급여, 마늘주사 팔아서 먹고 살면 안 된다”며, “외과의는 퀄리티를 높이는 수술을 하고 건보에서는 이에 맞는 수가를 반영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만간 건정심서 논의되는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선을 통해 수술분야에 3000억 정도 올라가고 영상검사 등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외과분야에선 똑같이 수가를 올리면 경증도 똑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중증·고난이도·경증 등으로 차등화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학회는 대장내시경 트레이닝, 대장항문인정의 제도, 근거중심 진료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 개원가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