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기, 최승아 교수

소아뇌종양 중 가장 악성인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 이 질환은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암으로 수술 후 항암 및 방사선치료를 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1년을 넘기 어렵다.

최근 우리나라 연구팀이 이 질환에 대해 알코올 의존증 치료제인 다이설피람과 방사선치료 ‘병행요법’을 시행,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주인공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승기·최승아, 성균관대 주경민·이영은 교수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뇌신경종양학회지’(Neuro-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다이설피람은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알코올 의존증 치료제로, 연구팀은 2015년 동물실험으로 다이설피람이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에 항암효과가 있음을 밝혔었다.

이 연구의 연장선에서 다이설피람이 방사선치료에 어떤 영향을 주고, 병행 시행했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분석한 것.

이를 위해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이 나타난 실험용 쥐를 3군으로 나눠, 각각 다른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56일 후 다이설피람+방사선치료 병행치료군(1.02mm3)은 다이설피람 단독처리군(31.23mm3)과 방사선 단독처리군(20.80mm3)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훨씬 작았다.

생존기간도 병행치료군(129일)이 다이설피람 단독처리군(65일), 방사선 단독처리군(76.5일)보다 길었다.

방사선은 뇌종양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치료 중 주변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뇌가 발달하는 소아환자에게 고선량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다이설피람을 병행 사용할 경우 다이설피람이 종양의 방사선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적은 방사선으로 높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방사선량이 줄면서 부작용이 최소화되고, 무엇보다 뇌 발달의 부정적 영향 때문에 사용을 꺼렸던 소아환자에게 치료계획에 맞춰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승기 교수는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은 치료에 많은 제약이 있는데, 이번 연구로 항암 방사선 치료의 강도와 기간을 조절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이설피람은 소아뇌종양 외에도 방사선 저항성을 보이는 다른 암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암치료 및 연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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