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췌장암 수술환자 생존율 추이

 국내 10대 암 중 최악의 예후를 보이며 최저 생존율에 머물러 있는 췌장암 생존율이 지난 15년 동안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이후 췌장암 수술 생존율이 큰 폭으로 증가해 최근 수술 환자의 약 30%가 5년 이상 생존하며 약 80%는 1년 이상 생존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모든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4%에 불과해 조기 발견을 통한 수술적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팀은 지난 2000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췌장암 절제 수술을 시행한 환자 1,656명을 분석한 결과, 2000∼2004년 5년 생존율이 12.4%에 불과했지만 최근 2010∼2014년은 26.8%로 크게 늘어나 15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 서울아산병원 췌장암 수술환자 병기별 5년 생존율.jpg
연구팀은 췌장암 수술환자를 5년 단위의 환자 군으로 나눠 생존율을 분석했다. 2000∼2004년 201명 환자의 1년・2년・3년・5년 생존율은 각각 61.0%, 31.1%, 18.4%, 12.4%로, 2005∼2009년 545명 환자의 생존율은 조금 늘어나 각각 69.4%, 39.3%, 27.7%, 17.2%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0∼2014년 910명 환자 생존율은 꾸준히 늘어나 각각 80.2%, 51.6%, 36.9%, 26.8%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656명 전체 환자의 생존율은 74.0%, 45.0%, 31.3%, 21.1%로 나타났다.

이처럼 췌장암 수술환자 생존율은 2000년 이후 15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 암의 완치를 뜻하는 5년 생존율이 12.4%에서 26.8%로 뛰어, 2배가 넘는 큰 증가율을 보였다. 1년 생존율은 61%에서 80.2%로, 3년 생존율은 18.4%에서 36.9%로 증가해 단기 생존율에서도 확연한 변화를 드러냈다.

현재 중앙암등록본부에 등록된 국내 모든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지난 20년 동안 7.6∼9.4%로 한 자리 수에 머물며 큰 변화가 없는 것과는 달리 췌장암 수술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외과적 수술법의 향상 및 소화기 내과적 처치, 다학제적 통합치료 그리고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의 지속적 발전 등이 췌장암 수술의 치료 성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췌장암의 병기에 따른 생존율도 확인됐다. 보통 암의 크기(T), 임파선의 전이 정도(N), 다른 장기로의 전이(M)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전체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암이 주변으로 침범하지 않고 췌장에만 국한되어 있는 1기는 52.4%(암의 크기가 2cm 미만)와 47.5%(암 크기가 2cm 이상)로 나타나 전체 수술 환자 5년 생존율인 26.8%보다 훨씬 높았다.

▲ 서울아산병원 췌장암 수술환자 병기 분포 추이.jpg

주변 장기로의 침범한 2기는 임파선 전이가 없을 때는 30.4%를,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 14.0%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주요 동맥 혈관을 침범해 국소적 진행이 된 췌장암 3기는 14.0%로 역시 낮았다.

췌장암 5년 생존율의 경우 병기가 1기라도 다른 암들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았으나 3기에 비해서는 3.7배나 높았다.

실제 이번 수술 환자의 병기별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췌장암의 조기 발견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부터 2016년 4월까지 췌장암 수술 환자 2,029명의 병기별 분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조기 발견이라 볼 수 있는 1기 환자는 전체의 4%대에 그쳤으며 주변 장기로의 침범이 보이는 췌장암 2기가 90%대로 절대적 비율을 유지했다.

2000∼2009년 환자군 746명의 경우 췌장암 1기는 24명으로 3.2%에 그쳤지만 췌장암 2기는 89.6%인 668명으로 가장 많았다. 3기는 2.9%인 22명, 4기는 4.3%인 32명이었다.

최근 2010∼2016년 4월까지의 환자군 1,283명의 경우에도 병기 분포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췌장암 2기가 91%(1,167명)로 가장 많았으며 1기는 4.2%(55명), 3기는 0.9%(11명), 4기는 3.9%(50명)의 비율을 보여, 조기 발견을 통한 췌장암 수술 비중은 미미했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췌장암 완치는 유일하게 수술로 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췌장암의 주요 원인인 흡연, 비만, 당뇨, 만성췌장염, 가족력 등을 가진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 등을 통해 췌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하고 “40대 이후 갑자기 당뇨를 앓게 된 경우, 갑자기 황달이 시작됐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복부 및 허리통증, 그리고 50대 이후 급격한 체중감소와 식욕부진이 나타나면 췌장암을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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