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때가 되면 간이식을 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경과가 좋아 기쁘고 끝까지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천안에서 자동차부품회사에 다니고 있는 이동호씨(27세)는 11월 20일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교병원에서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70%나 절제하는 수술을받았다.

2주정도 지난 지금 경과가 좋아 곧 퇴원할 예정이며 아버지 이기영씨도 치료에 잘 적응하고 있다.

철원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기영(57세)씨는 18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간경변증을 앓기 시작해 최근까지 관리를 잘 해 왔으나 지난 9월, 상태가 악화돼 간이식 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게 되었다.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6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동호씨는 본격적으로 부모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의료)기술이 좋아지고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자식에게 못할 짓"이라던 아버지도 동호씨가 "18년 동안이나 아버지를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해 왔다"는 말을 듣고는 뜻을 굽혔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제껏 살면서 제대로 해준 것도 없고 정다운 말 한마디 못했는데 자식에게 큰 빚을 지게 되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간이식수술은 의료의 종합예술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인력과 여러 부서가 팀을 이루기 때문에 팀웍과 무균실 등의 인프라가 갖춰야 가능한 수술이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외과 조성훈교수팀은 이번 수술을 위해 빈틈없는준비를 해 왔다. 2번의 워크숍을 비롯해 수 차례의 동물실험을 마쳤고 수술실, 중환자실, 병실 등 각 팀별로 타병원 견학을 마쳤다.

조성훈교수는 "이민혁 주임교수님을 비롯한 외과학교실 교수님과 마취과 교수님, 성형외과, 수술실, 중환자실, 외과병동 등 모든 팀원이 함께 이룩한 쾌거"라며 "앞으로는 매월 2례 정도의 간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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