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중 가장 어렵다는 소장이식, 국내 대학병원 의료진이 성인에 이어 소아에 대한 이식에도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 이명덕교수팀(외과, 소화기 및 감염내과, 성형외과, 마취과, 방사선과, 임상병리과 등)은 아버지의 소장 일부를 떼어내 세살 난 딸에게 이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 교수팀의 성인 소장이식 성공에 이은 연이은 임상성과로 장기이식의 새 지평을 연 것은 물론 소장이식의 본격화를 열었다는 게 의료계의 평가이다.

이식팀은 지난 7월 26일 단장증후군으로 인해 외부 영양공급 등에 의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던 박지은(여, 3살) 양에게 8시간에 걸쳐 아버지의 소장 1m를 이식시키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단장증후군은 장폐색으로 소장의 길이가 작아져 소화흡수를 하지 못하는 상태로 경구적인 음식섭취로는 영양공급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비경구적으로 영양제를 계속 주사로 공급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주사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주사 루트를 통한 수액 감염 , 패혈증 등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현재까지 국내에 알려진 괄목할 만한 치료법은 없었지만, 소장 이식이 대안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소장이식이 시도되고 있지만 수술의 성공률을 50% 정도로 보고 있는 어려운 수술이다.

더욱이, 소장 이식은 이식 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되어 거부 반응이 아주 강하며,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감염 관리가 특히 어려우며,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 아니어서 기술적으로도 난관이 많아 장기이식 분야 중 가장 발달이 늦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지은이는 2002년 11월 태어날 때 선천성 거대 결장으로 대구 모 대학병원에서 대장과 소장 대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 소장 50㎝만 남아있는 상태였으며, 올 봄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아 왔었다.

하지만 지은이는 단장증으로 인해 외부 영양공급으로 생명을 이어가야 하고 감염 등 잦은 문제점이 잇달아 발생하여 소장이식 외에는 생명 유지의 한계에 이르렀다.

이식 후 4 개월이 지난 현재 지은이는 이식 거부반응 없이 식사(마른 밥 등)를 하는 등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이식 소장의 장운동기능이나 흡수기능이 정상화되어 지난 달 30일 퇴원했다.


장기 제공자는 지은이의 아버지 박재영(37세)씨로, 부인 정씨와 경북 안동에서 단란한 가정을 일궜으나, 지은이의 치료비 등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힘든 가정생활을 꾸려가고 있었다.

박씨는 딸이 자체적으로 생명유지에 어려움을 알기에 딸을 꼭 살리겠다는 각오로 자식에게 자신의 장기 일부를 떼어내 기꺼이 제공하는 진정한 사랑을 보여줬다.

이명덕 교수는 "성인의 소장은 5m지만 소아는 3~4m이며, 지은이에게 이식된 소장은 다른 신체기관과 함께 성장한다"며 특히 "지은이의 수술경과가 좋아 이식 소장이 안정화되어 생리적 적응도 거의 완전해 정상 소아와 마찬가지로 음식섭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병원은 지은이의 어려운 가정형편을 고려해 소장이식에 들어간 수술 등의 비용 총5천여만원 중 절반인 2,500만원를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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