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용(왼쪽), 강명희 박사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의 가장 큰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에스트로젠 수용체를 조절하는 특정 유전자의 작용 기전을 발견했다.

국내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0%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의 수용체로 인해 암이 발생하고 성장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가 유방암 치료에 새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박윤용 교수・강명희 박사(융합의학과)는 유전정보 전달물질(RNA)이 결합된 ‘MSI2’라는 유전자가 유방암 세포의 생성 및 성장을 일으키는 에스트로젠 호르몬 수용체(ER)를 안정화시켜 그 발현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에스트로젠 수용체가 일반적으로 유전정보 전달물질(RNA)에 영향을 받는 사실을 바탕으로 미국의 암 유전체 지도에 등록돼 있는 한국, 중국, 미국 등의 유방암 환자 1,200여 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에스트로젠 수용체의 발현을 가지고 있는 유방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MSI2’ 유전자가 현저히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암 줄기세포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MSI2 유전자는 유전정보 전달물질(RNA)이 결합돼 있는 단백질로 에스트로젠 수용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후보 물질이었다.

연구팀은 MSI2 유전자의 에스트로젠 수용체에 대한 작용 기전을 분석했다.

단백질 합성 저해제 투여 및 특정 단백질・유전자 결합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MSI2 유전자가 에스트로젠 수용체 유전자의 RNA에 직접 결합해 에스트로젠 수용체 단백질의 안정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스트로젠 수용체 단백질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그 기능이 활발해지게 되는데, 결국 MSI2 유전자가 에스트로젠 수용체 발현의 활성화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기작을 규명할 수 있었다.

또 유전체 분석을 거친 에스트로젠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MSI2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환자가 낮은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유의적으로 높았으며 재발률은 낮았다. 특히 항호르몬제를 투여 받은 에스트로젠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MSI2 유전자의 발현이 높을 경우 생존율이 유의적으로 높았으며 재발률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MSI2 유전자의 발현이 에스트로젠 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결국 항호르몬 제제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박윤용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A 결합 단백질인 MSI2 유전자가 에스트로젠 수용체를 직접 조절해 유방암 세포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에스트로젠 수용체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서 MSI2 유전자와 항호르몬 제제에 대한 상관관계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통해 타목시펜 치료의 반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항암 T2B 기반구축센터 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일반연구자 지원사업 및 리서치 펠로우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고 국제 암 전문지 온코진(Oncoge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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