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은실 이사장(좌), 이민철 회장
“풀뿌리 연구가 싹이 트고 활성화 돼야 더 큰 연구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병리 의사들은 진단에 매어 있어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규모가 작은 연구라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대한병리학회 이민철 회장(전남의대)는 21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가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병리의사들의 연구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일본 등과 연구 여건을 비교했을 때 충격적인 결과를 접했다”며 “미국의 경우 젊은 사람들에게 소액이라도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고 결국 그 사람들이 빛을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일이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병리학회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젊은 인재들에게 소액의 연구비라도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은실 이사장(서울아산병원)도 “환자 중심 연구를 수행할 때 병리의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은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연구 진행 시 병리의사를 많이 요청하지만, 현재 인력이 부족해 충족을 못하고 있다”며 “좀 더 많은 의대생들이 병리학을 전공하길 바라고,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병리학회는 학회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원로 교수들이 기금을 형성해 젊은 의사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학회는 병리의사가 적정 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민철 회장은 “병리의사의 경우 업무가 많고 최종 진단을 하기 때문에 책임감도 뒤따른다”면서도 “그러나 전문가다운 수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수가가 보완되고 공로를 인정해줘야 인력도 충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미국의 경우 검사 건수에 따라 수가를 측정하다가 최근 검사의 중요도·가치에 따라 수가를 측정하고 있고, 수가 변화가 많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도 기계가 하는 부분, 사람이 참여하는 부분을 나눠서 검체검사를 재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학회는 한국 의료의 국제화를 위해 ‘국제인정제도’의 제도적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유은실 이사장은 “국제인정제도 정착을 위해 ‘대한병리학재단’ 설립을 준비했으며 현재 복지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검사실 질 관리는 전문가 집단이 전문적으로 해야 하고, 국제적으로도 학술기관이 아니라 법인체가 검사실을 인정하는 제도가 있다. 한국도 이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병리학회가 재단을 설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병리학회는 19일부터 21일까지 학회 창립 70주년 기념 가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750명의 회원이 참가했고, 총회에서는 ‘대한병리학회 윤리강령’을 선포했다. 학술행사에서는 영어 구연을 포함한 280 여 편의 구연과 포스터가 발표됐다. 특히 70주년을 기념해 미국 중견병리학자로 활동 중인 노재윤 교수, 이은영 교수 등을 초청해 병리학회 미래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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