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규형(좌), 조관혁(우) 연구팀

 빛이 눈으로 들어오면 안구의 가장 안쪽을 덥고 있는 망막에 초점이 맺히며 이에 대한 전기적 정보가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사물을 볼 수 있지만 망막전막증은 이러한 망막 앞 표면에 원래 존재하지 않던 또 다른 막인 섬유성 조직이 증식하여 궁극적으로 망막조직을 손상시켜 시력이 저하되고 사물이 이중으로 겹쳐 보이거나 일그러져 보이는 변형시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망막전막증에서 일차적으로 생기는 망막내층의 불규칙한 변형이 질병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불규칙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웠다. 또 기존 검사기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불규칙해지는 망막내층의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없어 검사기기가 제공하는 중심망막두께, 망막내층두께, 망막외층결손 여부 등 간접적 소견을 근거로 진단과 예후를 판단, 수술 시기를 결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 조관혁 임상강사 연구팀은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망막내층의 불규칙한 변형의 정도를 객관적 수치화 하여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를 고안, 이를 통해 망막전막 환자의 시력 및 변형시(시각이 왜곡돼 보이는 현상) 사이의 연관성을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망막전막 수술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수술전후 시력 및 변형시를 측정하고 기존에 알려져 있던 시력예후인자인 중심망막두께, 망막내층두께, 망막외층결손이 시력예후를 반영·예측 하는 정도와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가 시력예후를 반영·예측하는 정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망막외층결손이 40% 정도의 환자에서만 나타났기 때문에 나머지 60% 환자에서는 이를 지표로 시력 예후를 예측하거나 수술을 결정할 수 없다는 단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새롭게 고안된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는 시력예후와 상당한 연관이 있어 수술전후 1개월, 3개월, 6개월 까지 모든 시점에서 시력 및 변형시와 일치 했고 수술 전 측정한 불규칙 지수를 통해 최종 시력예후까지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도출했다. 무엇보다 망막전막 환자 모두에서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망막내층의 불규칙 지수를 망막전막의 진단에 이용하면 질환의 진행 경과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고 수술 전에 최종 시력 및 변형시 정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는 “과거 사용된 지표 대부분은 질환이 어느 정도 경과한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질병의 경과를 조기에 예측하고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데 제한이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는 망막전막 질환의 초기부터 측정이 가능하고, 또한 수술 후에도 회복기간에 따른 측정이 가능하여 회복 수준 및 재발 여부를 쉽고 빠르게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의 대표적인 안과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2016년 7월호에 게재되었고, 2016년 10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 권위 안과학회인 미국안과학회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2016’에 발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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